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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s 여행/국내

[경주] 초겨울, 여유로웠던 1박 2일 경주여행

by Tunghs 2020.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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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겨울 휴가로 그동안 가고 싶었던 경주에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중학교 때 수학여행 때나 가는 줄 알았던 경주는 최근 SNS에 올라온 경주 사진들을 보고 한번 가야지 하다가 기회가 생겨서 다녀왔다.

경로

[1일차] 황리단길- 대릉원 - 경주교촌마을 - 최부자댁 - 월정교 - 중앙시장 - 숙소
[2일차] 숙소 - 경주세계문화엑스포

KTX와 무궁화호를 타고 약 3시간이 걸려 경주역에 도착했다.
경주역은 아담한 크기의 역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인 황리단길은 경주역에서 도보로 약 15분밖에 걸리지 않아서 천천히 걸어갔다.

10분 정도 걷다 보면 경주라는 걸 실감시켜주는 대릉원이 나온다. 경주 대릉원을 조금만 지나서 나오는 골목이 경주 여행의 첫 목적지인 황리단길이다. 

황리단길에 들어서니 경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전동차 대여점이 눈에 띄었다. 추워서 그런지 타고 다니시는 분들이 많지는 않았다.

오전 11시라 그런지 한적한 황리단길. 매장들은 슬슬 오픈 준비 중이었다.
황리단길은 한때 황남동 포석로 일대의 "황남 큰길"이라 불리던 대릉원 사이를 지나가는 골목길이었다. 특히 오래된 건물들을 리모델링하고 주변에 한옥마을이 자리하고 있어서 사진 찍기 좋은 곳이다. 서울의 경리단길, 가로수길처럼 황리단길도 경주의 유명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황리단길을 지나 경주에서 유명한 한옥을 본 따 만들어진 스타벅스를 보기 위해 이동했다. 걷다 보니 경주에서 유명한 맛집인 황남맷돌순두부 옆에 전동차, 전동 킥보드, 전동 자전거 등을 대여해 주는 대여점이 꽤 있으니 나중에 경주 여행에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이후 첨성대로 걷다가 발견한 경주 스타벅스! 나무 질감의 간판부터 매우 한국적이다. 다만 영어가 아니라 인사동처럼 한글로 적혀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스타벅스 경주 대릉원 R점은 한옥을 본 따 만들어진 건물이며, 세계 최초로 스타벅스 좌식 좌석이 생긴 곳이라고 한다.

황리단길을 한 바퀴 돌아보는 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특히 도보로 첨성대, 대릉원을 가볼 수 있기 때문에 뚜벅이들에게 좋은 여행지인 것 같다. 점심을 먹기 위해 여도가주로 이동 중 발견한 낮잠 자던 고양이.

점심으로 선택한 텐동 전문점 여도가주.
황리단길 중간쯤에 위치해있고, 11시 조금 넘어서 가니 슬슬 자리가 차고 있었다.

여도가주 실내는 생각보다 자리가 많았고 따듯한 느낌이 드는 식당이었다.
나는 한쪽 구석에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자리 잡았다. 사진 찍기 좋은 자리!

가장 기본적인 여도가주텐동을 주문했다.
여도가주텐동은 새우 2개, 한치, 단호박, 연근, 가지, 꽈리고추, 깻잎, 김으로 구성되어 있다. 텐동의 종류로는 새우가 더 들어있는 에비텐동과 장어가 포함된 스페셜텐동 그리고 내가 주문한 여도가주텐동으로 총 3개의 텐동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텐동이 나올 때 즈음에는 이미 자리가 만석이었고 웨이팅이 있었다.

텐동은 대전의 와타요업에서 먹어보고 처음 먹어보는 거라 새로웠다.
맛에 예민하지 못해서 설명하기 어려운데 맛있게 먹었다. 와타요업은 보슬보슬한 반면 여도가주의 텐동은 조금 더 바삭바삭했던 것 같다. 소스가 단짠단짠하니 밥과 잘 어울려져서 맛있는 텐동 집이었다.

식사 후 마저 황리단길을 다시 구경했다.

황리단길에서 먼저 들어간 매장은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어서어서.
황리단길에서 꼭 한 번씩은 들리는 필수 코스이자 작은 독립서점이다.

어서어서 내부에는 레트로 한 물건들로 가득했다.
내부가 작은데 비해 사람들이 많아서 둘러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책을 구매하실 거라면 방문 전에 리스트를 정리해가는 걸 추천한다.

어서어서에서 책을 구매하면 이렇게 약 봉투에 책을 담아주신다.
약 봉투에 담아주시는 이유는 사장님께서 말씀하시길 책은 "읽는 약"이니까. 또 책갈피를 하나 주시는데 이전 사진의 마지막 사진을 보면 도장들이 모여있는데 그걸로 나만의 책갈피를 만들 수 있다.

어서어서에서 나와 근처에 있는 삼덕마켓으로 이동했다.
삼덕마켓 문에 쉬는 날이라고 쓰여있어서 진짜 쉬는 줄 알고 지나쳤다가 내부를 보니 사람들이 많아서 들어갔다.
옛날 문방구를 떠올리게 하는 삼덕마켓은 아기자기한 물건을 구매하거나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이상하게 필요는 없지만 사고 싶게 생긴 물건들을 팔던 곳.
내부가 생각보다 볼게 많아서 황리단길에서 잠깐 둘러보기 좋은 곳이었다.

황리단길 구경을 마치고 이동한 곳은 대릉원.
대릉원은 경주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옛 신라의 왕, 왕비, 귀족층의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고분 밀집 지역이다. 대릉원은 황남동에 있는 고분들뿐만 아니라 주변 고분들을 모두 포함한다고 한다.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은 원래 입장료가 있지만 내가 갔을 땐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 국회 통과를 기념해 12월 31일까지 무료로 개방했었다.

항상 사람이 많은 대릉원의 포토존.
눈 쌓였을 때 정말 이쁠 것 같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다시 황리단길을 구경하는데 사람들이 몰려있어서 가보니 호떡!!
호떡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지갑이 열릴 수밖에 없었다. 다만 호떡은 매우 뜨겁고 꿀들이 흘러넘치니 먹을 때 조심해야 한다.... 나는 손에 다 흘려서 급하게 물티슈를 사러 갔다.

황리단길에서 이 집 빵이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나서 방문한 랑콩뜨레.

대전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마음만은 대전 시민인 나에게 빵집은 오로지 성심당뿐! 그러나 이집 마늘 바게트는 정말이지 황홀했다. 정말 랑콩뜨레의 마늘 바게트를 사기 위해 경주를 다녀와도 아깝지 않을 정도의 맛. 그 바삭함 사이에 살짝 녹아든 달짝지근한 마늘향에 닿을 즘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정말 경주를 방문하신다면 꼭 마늘 바게트를 추천한다.

랑콩뜨레에서 빵도 샀고 여유가 있어서 방문한 도깨비 명당.
천 원을 넣으면 코인이 나오고 그 코인을 넣고 예전 장난감 뽑듯이 기계를 돌리면 종이가 들어있는 캡슐이 나오는데 종이엔 사주가 적혀있다. 사주도 뽑았고 날도 저물어 가니 슬슬 경주 교촌마을로 이동했다.

첨성대는 딱히 구경하고 싶지 않아서 아까 갔던 스타벅스가 보이는 길을 통해 약 10분 정도 걷다 보니 경주 교촌마을에 도착했다. 교촌마을은 경주 최부자댁 고택이 위치해 있어서 유명하다.

교동법주는 '경주 최부자집의 가양주로 350년의 역사와 함께 해온 교동법주!'라고 홈페이지에 적혀 있다.
술을 좋아하지 않아서 교동법주를 구매하지는 않았고 잠시나마 경주 최부자집을 구경했다. 관람료는 없으나 입장시간은 9:30 ~ 17시까지다.

최부자집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경주 최부자집은 가훈이 유명한데 가훈은 아래와 같다.

- 과거를 보되 진사이상 벼슬을 하지마라
-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 흉년기에는 땅을 늘리지 말라
-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 주변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
- 시집 온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어라

해가 지평선 너머 저물어가길래 호다닥 월정교로 이동했다.
월정교는 통일신라시대에 서라벌에 세워졌던 다리다. 한때 다리는 무너져 폐허로 남아있었는데 복원한지는 얼만 안됐다고 한다. 밤에 월정교에 불이 들어오면 아름다우니 낮보단 밤에 가는걸 더 추천한다.

월정교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해 질 무렵의 월정교를 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징검다리 위에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월정교 관람객보다 징검다리 위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월정교는 밖에서 보는 게 더 이쁜가 보다.

어두워질 때까지 기다려서 찍은 월정교.
주변이 화려했으면 사진 찍기 더 좋았을 것 같다. 월정교는 황리단길에서도 멀지도 않아서 저녁 먹고 산책하기 좋을 것 같다.  동궁과 월지도 가보고 싶었지만 힘도 들고 경주 중앙시장에 들르기 위해서 패스!

하루 종일 돌아다녀서 피곤에 찌든 몸을 이끌고 중앙시장으로 이동했다.
경주 중앙시장은 약 37년 정도 된 전통시장이다. 밤에 야시장을 연다길래 하루의 마지막을 야식으로 달래기 위해 방문했다.

처음엔 배고파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누가 앉아서 닭강정을 정말 맛있게 드시길래 쳐다보니 박스에 충효닭집이라고 써있어서 폭풍 검색! 알고 보니 충효닭집은 닭강정으로 유명한 집이었다. 닭강정으로 야식을 변경하고 충효닭집으로 이동!

충효닭집의 가격표.
충효닭집은 시장 3동과 4동 사이에 위치해있다. 매운걸 잘 먹지는 못하지만 땡초간장치킨이 맛있을 것 같아서 주문했다. 약 4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배가 무지 고팠지만 그동안 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그러나 역시 배고플 땐 음식을 구경하는게 아니었다...
야시장을 둘러보다가 그냥 닭강정도 먹고 야시장 음식도 먹기로 했다.

경주 중앙시장에는 만 원의 행복이라는 쿠폰이 있는데, 만 원에 쿠폰 4장을 교환할 수 있다. 쿠폰으로는 음식을 구매할 수 있으며, 2500원어치 음식으로 바꿔준다. 양은 살짝 적은 편이지만 이것저것 먹어볼 수 있어서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먼저 순대볶음을 구매했고, 추가로 닭똥집과 삼겹살 김밥을 구매했다.
마지막은 뭘로 장식할까 하다가 맛있어 보이는 곳은 줄이 길어서 닭발을 구매했다.

완성된 만 원의 행복.
양은 적지만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다만 사진 찍으려고 4가지 음식을 통에 다 채워졌을 때 드실 텐데... 그러다보면 음식이 식어버린다는 단점이 있었다.

야식을 먹다 보니 40분이 지나서 찾으러 간 우리의 메인 야식 닭강정.
조금만 늦었어도 주문 마감돼서 군침만 흘리고 돌아올뻔했다.

때깔 고운 충효닭집의 땡초간장치킨.
포장해서 숙소에 가서 먹었는데 버스로 이동하는 중에 닭강정 냄새에 참느라 힘들었다.

일단 양이 정말 많다! 둘이 먹었는데 절반이 남아서 다음날에 또 먹었다. 또 땡초향이 은은해서 계속 당기는 맛이었다. 맥주랑 진짜 맛있게 먹었다. 경주 중앙시장에 가신다면 숙소가서 충효닭집 닭강정 하나를 포장해서 맥주와 먹는 것을 추천!

경주 코모도 호텔.
경주 여행을 다녀오게 된 계기가 운 좋게 경주 코모도 호텔에서 숙박할 수 있었는데, 룸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다음날 다녀올 경주엑스포공원과 도보로 약 20분 정도 떨어져 있어서 좋았다.

숙소에서 멀리 보이는 경주월드.

숙소 전경.
경주 코모도 호텔의 장점이라면 보문 관광단지 코앞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문호가 보인다. 호텔 뒤편으로는 조금만 걸어가면 보문호 산책로가 있다. 단점은 시내와 조금 먼 거리..?

조금 여유로운 여행이 되고 싶어서 호텔에서 체크아웃 시간까지 보내고 점심을 먹으러 이동했다.

숙소에서 푹 쉬다가 체크아웃하고 숙소 근처에서 점심 먹을 곳을 찾아보다가 국물이 맛있다고 소문난 전복해물 뚝배기를 먹으러 갔다.

국물 맛이 일품인 전복 해물 뚝배기와 전복죽 맛의 전복죽. 
전복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국물이 진짜 맛있고 해장하고 싶은 국물이다.

식사 후 찰보리빵을 구매하기 위해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찰 보리빵을 구매할 수 있다. 우리가 갔을 땐 찰보리빵 재고가 없었는데 호텔 측에서 주문을 하니까 매장에서 바로 배달해 주셨다.

경주에서는 찰보리빵과 황남빵이 유명한데, 찰보리빵이 부드러우면서 맛있어 보여서 구매했다. 사실 구매할 생각이 없었는데 이것도 정말 운이 좋게 얻었다. 집에서 직접 먹어보니 마치 도라에몽에서 본 도라야끼같이 보들보들하면서 한입에 먹기 좋은 간식이었다.

찰보리빵을 챙겨 경주 둘째 날의 첫 번째 여행지이자 마지막 여행지인 경주엑스포공원으로 이동했다.

경주엑스포공원으로 이동 중에 엄청 멋있는 건물을 발견했다. 찾아보니 황룡원이라는 이름의 연수원이었다. 특히 1박2일, 2박 3일 코스의 명상 프로그램, 일일투어,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다음에 경주에 방문하면 한번 가보고 싶은 멋진 건축물이었다.

경주엑스포공원에 도착하면 먼저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대전에 있을 때 엑스포 공원에 한번 다녀와봤었는데 경주에도 엑스포 공원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다.

그리고 주말인데도 엑스포공원에 방문한 사람이 생각보다 없어서 놀랐다...

입장권을 구매하면 관람 시간에 따른 경로를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천마의 궁전, 솔거 미술관, 경주타워만 다녀왔다.

경주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모티브로 미디어 아트로 구현한 전시 연출을 한 찬란한 빛의 신라(타임리스 미디어 아트)를 보기 위해 천마의 궁전으로 이동했다.

찬란한 빛의 신라는 총 9개 미디어 아트 영상으로 이뤄져 있다. 어린이들과 방문하면 좋을 것 같은 전시장.

인스타 사진 맛집으로 유명한 솔거 미술관.
주로 수묵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창틀이 액자처럼 되어있어서 앞에서 찍으면 자연을 배경으로 멋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유명하다.

시간이 없어서 호다닥 경주타워로 이동했다.
경주타워는 2007년에 완공된 건물이다. 정면에서 봤을 때 황룡사 9층 목탑이 보이는게 정말 멋진 건물이다. 심지어 높이도 황룡사 9층 목탑의 80m를 그대로 재현했다고 한다.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다.

경주타워 전망대.
전망대에서는 20분 간격으로 경주타워에서 과거 천년과 미래 천년을 내다본다는 주제로 영상 미디어쇼가 진행된다. 경주타워가 하나의 전시관으로 타워 입구에서부터 전망 2층, 전망 1층 그리고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로 연계된다고 한다.

전망 2층을 구경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화장실과 카페가 위치해있다.
우리는 기차 시간에 맞춰서 서둘러 버스를 타러 갔는데 신경주역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중고등학교 이후 오랜만에 다녀온 경주는 많이 친근한 도시였다. 생각보다 거리가 멀었지만 랑콩뜨레 마늘 바게트만 생각하면 다시 가고 싶은 도시 경주. 경주에 간다면 꼭 랑콩뜨레의 마늘 바게트를 먹어야 한다!

뚜벅이들에게 좋은 여행지였고 기대 이상으로 힐링되고 즐거웠던 경주 여행. 한 번 더 다녀오고 싶다! 다음에 경주에 방문한다면 황룡원 명상 프로그램을 이용해보고 싶다. 또 경주 랜드를 방문할 거라면 1박 2일은 짧고 2박 3일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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