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술에 관심도 없던 내게 운 좋게 좋은 기회가 생겨 다녀온 위스키 클래스.
위스키 클래스는 여의도 싱글몰트 위스키바 테누토(TENUTO)에서 진행되었다.
테누토는 여의도역에 3번 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건물 3층에 위치해있으며, 입구부터 되게 느낌 있는 곳이었는데 아쉽게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다.
찾아보기로는 테누토에서 금(19:00 ~ 20:30), 토(18:00 ~ 19:30)에 위스키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며, 1회에 약 10명 ~ 11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단체로 예약을 한다면 일정을 협의해 진행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테누토 블로그
위스키 클래스는 약 90분 정도 진행되며, 총 4가지 종류의 위스키를 놓고 역사, 시향, 시음을 진행한다.
테누토에 들어서면 피아노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이 피아노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대표님께서 피아노를 전공하셔서 독일에 유학을 가셨는데 위스키의 매력에 빠져서 돌아오셨다고... 또 피아노와 가게 이름과 연관이 있는데 이탈리아어인 테누토(Tenuto)는 악보에서 음을 충분히 지속하여 연주하라는 말이라고 한다.
테누토 한쪽 벽면에는 오래된 옛 영화가 틀어져있는데 이게 술이 들어가면서 되게 느낌 있게 느껴졌다. 특히 이런 옛 영화의 느낌을 좋아하는데 오히려 좋은 안줏거리가 되었던 것 같다.
살면서 술은 맥주, 소주, 막걸리, 포도주, 보드카 정도만 먹어봤는데 위스키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테이블 세팅은 이미 되어있었고 샘플러는 정량인 30ml의 절반인 15ml의 위스키가 담겨있었다.
평소에 보던 와인 글라스와는 다르게 위스키가 특이한 잔에 담겨있었는데, 일명 튤팁 글라스로 불리는 글렌캐런(Glencairn) 글라스라고 한다. 글렌캐런 글라스는 위스키에도 위스키의 고유한 특징을 잘 살려줄 수 있는 위스키를 위한 전용 잔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클렌캐런 글라스는 위스키의 향을 가장 잘 표현해 주며, 맛과 풍부한 느낌을 즐기는데도 가장 좋은 글라스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입구가 좁아 싱글 몰트와 같이 향이 좋은 위스키에 잘 맞는다고 한다.
테누토 블로그에서 매주 다른 위스키로 위스키 클래스를 진행한다고 쓰여있는걸 봤는데 이날 시음했던 위스키는 글렌모렌지 오리지널(Glenmorangie Original), 글렌드로낙 12(Glendronach 12), 맥켈란 12년산(Macallan 12), 탈리스커 10년산(Talisker 10)이고 모두 싱글몰트 위스키다.
위스키는 원료에 따라 구분하면 보리를 발아시킨 맥아를 증류한 몰트 위스키(Malt Whisky), 맥아를 제외한 곡물을 주 원료로 증류한 그레인 위스키(Grain Whisky),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적당한 비율로 혼합한 위스키를 블랜디드 위스키(Blended Whisky)라고 한다.
그중 오늘 위스키 클래스에서 시음해볼 싱글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는 맥아를 원료로 한 곳의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를 말한다.
저녁식사를 식사를 안 하고 가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안주들이 알차게 나왔다. 단체로 갔기 때문에 기존 안주 구성과 살짝 다를 수 있다. 위스키는 알코올 도수가 40가 넘는 독한 술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시음 전에 음식으로 배를 채워 주었다.
클래스 시작 후 위스키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셨었는데 증류주는 기원전 1세기부터 이집트에서 증류를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이후 과거 중세 시대에 연금술사들이 금을 만들려고 시도하다 얻은 액체로 목이 타는 듯한 느낌에 생명의 물이라는 뜻으로 라틴어로 아쿠아 비테(Aqua Vitae)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이걸 스코틀랜드의 게일어로 말하면 위스키의 어원인 위스게베하(Uisge beatha)가 된다. 특히 생명의 물이라고 불렸을 만큼 흑사병 때 치료제로 쓰였다고 한다.
기본 안주는 비워지면 리필이 가능하다. 기본 안주는 초콜릿, 자색 고구마칩(?)로 구성되어 있다.
술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이것저것 설명해주실 때 열심히 들었는데 어떤 분이 코냑(Cognac)과 위스키(Whisky)의 차이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 생산된 지역과 사용된 원료가 다르다고 하셨다. 포도주를 증류하여 만든 코냑은 주원료가 포도이고 위스키의 주원료는 곡물이라고 하셨다.
시음이 시작되고 추가된 과일&치즈 플레이트. 대표님께서 밀고 계신다는 여의도 티라미수. 대표님께서 직접 만드신다는데 다들 맛있게 드셨다.
위스키 샘플러 시음을 하던 중 위스키의 맛은 보리 원료와 물, 증류 과정에서 30%가 차지하고 나머지 70%는 오크통 안에서 숙성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고 하셨다. 그리고 숙성 시키는 시간에 따라 가격차이가 큰 이유가 무엇이지에 대한 질문에 재밌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기서 재밌는 단어가 있는데 천사의 몫이라는 뜻인 엔젤스 셰어(Angels Share)다. 증류주를 나무로 만든 통에서 숙성 시킬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술통 속에서 자연히 증발되어 없어지는 분량을 말하는 뜻이다. 오크통에 보관되는 위스키는 해마다 약 2% 씩 증발한다고 하는데 이 자연 증발하는것을 가리켜 천사의 몫이라고 하는데 되게 아름다운 단어가 아닌가 싶다.
이날 시음해본 4종의 위스키.
처음 위스키는 보드카와 같이 맑고 투명한 색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700년대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의회가 통합하면서 연합왕국이 생겼고, 그 당시 정부는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각 증류소에 많은 세금을 부과했는데 이 때문에 증류 업자들이 모두 골짜기, 산속으로 숨어 밀주를 만들었다고 한다. 밀주를 판매하기 전까지 정부에 밀주를 걸리지 않기 위해 당시 포도주를 담아두던 셰리와인 오크통에 담아 수년간 보관되기도 했는데 이때 투명했던 위스키가 지금과 같은 호박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재 판매할 때 균일하게 색상을 맞춰주기 위해서 캐러멜 색소를 혼합한다고 한다.
위스키 테이스팅은 색, 보디감, 향 그리고 피니시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위스키는 향을 맡을 때 가까이서 맡으면 독하기 때문에 조금 떨어져서 향을 맡아야 은은하게 향을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시음했던 위스키 중 제일 마음에 들었던 탈리스커의 훈연한 향이 정말 좋았다.
클래스가 끝나고 다들 추가로 한 잔 주문했는데 대표님께서 한 사람씩 취향에 맞춰서 골라 주셨다. 나는 마지막으로 가볍게 하이이볼을 주문했다. 달달한걸 마시고 싶었는데 진저와 시트러스 향의 위스키를 섞은 하이볼을 추천해 주셨다. 진저에일이 달달한 향이 난다는 말씀에 뭔지 모르고 좋다고 말씀드렸는데, 진저(Ginger)가 생강이라는 단어였고 하이볼에선 살짝 쓴맛이 느껴졌다.
위스키 클래스는 처음이었지만 정말 재밌었고 술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가볍게 참여하기 좋은 클래스였던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위스키를 조금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면세 찬스가 생긴다면 한병 구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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