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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s 후기/공연&전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by Tunghs 2024.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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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미술관
주소: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운영 시간: 10: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 마감 18:10)

어느 날 인스타그램으로 레퍼런스들을 수집하던 중 우연하게 발견한 에드바르 뭉크 전시회. 얼리버드 티켓으로 예약했는데 선택한 날짜 당일에만 사용 가능하다고 해서 퇴근 후에 다녀왔다. 회사가 서초역에 있어서 장점 중 하나는 예술의 전당이 무척 가깝다는 점?

이날 오후에 일이 있어서 마감시간보다 1, 2분 늦게 도착했는데 정말 다행히도 입장할 수 있었다. 못 들어갔으면 정말 눈물을 흘리면서 집에 갔겠지? 물론 50분의 관람 시간은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했고 특히 굿즈샵도 19시 마감이었기 때문에 전시회 관람 후 항상 엽서를 구매하는 나에게는 너무나 부족한 시간이었다. 여유롭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더니즘의 선구자 에드바르 뭉크

먼저 절규라는 작품으로 우리에게 유명한 뭉크는 노르웨이의 화가이자 그래픽 아티스트이다. 뭉크는 일생 동안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랑, 불안과 고독 등 인간의 심오한 감정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번 <비욘드 더 스크림> 전시회는 걸작 <절규>를 넘어 뭉크의 예술적인 공헌을 돌아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작가의 일생을 돌아보며 그의 독특한 화풍과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표현기법을 탐구하고, 그의 작품세계 전반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한다.

<팔뼈가 있는 자화상>, 1895, 종이에 석판

뭉크가 판화로 표현한 자화상 중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팔뼈가 있는 자화상>. 심오하고 철학적인 작품이었는데 뭉크 자신을 그렸지만 그림 아래 해골의 팔이 등장한다. 이는 삶과 죽음, 그리고 인간의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상징하는데 해골은 죽음을 나타내며, 이는 뭉크가 평생 동안 느낀 불안과 공포를 반영한다고 한다.

뭉크는 가족의 죽음과 병으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고독감을 느꼈다.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이 그의 작품 전반에 깊이 반영되어 있다. 이 점을 참고해서 관람을 하면 왜 뭉크의 작품들이 대부분 죽음, 불안, 고독과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병든 아이>, 1894, 종이에 드라이포인트

이 작품은 뭉크의 누나 소피의 죽음을 기리며 그린 것으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표현하고 있다. 소피는 결핵으로 어린 나이에 사망했으며, 이는 뭉크의 삶과 예술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어머니 또한 결핵으로 사망했다고 하니 어린 시절 뭉크의 절망감과 죽음에 대한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키스>, 1892, 캔버스에 유채

불타오르는 사랑의 절정을 상징하는 <키스>는 에드바르 뭉크의 <생의 프리즈> 시리즈에서 가장 상징적인 모티프라고 한다. 이 작품은 남녀의 시각적 융합을 완전한 방황의 순간으로 묘사한다. 그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함께함은 일시적이며, 개인성을 잃는 대가로서만 얻어지는 것이다. 이별, 질투, 우울, 깊은 절망,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죽음이라는 주제가 항상 그 뒤를 따른다.

<바르네뮌데에서 온 소년>, 1907, 캔버스에 유채

1907년 독일의 바르네뮌데라는 해변 마을에서 체류할 때 그린 그림으로 뭉크의 다른 작품들과는 다소 다르게, 비교적 평온하고 일상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이다. 소년의 표정이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느낌이 들어 측면에서 작품을 담아봤다. 약간 무표정하고 피곤해 보이는 표정과 간결한 붓질이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절규>, 1895, 종이에 석판, 손으로 채색

'나는 자연을 꿰뚫는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 뭉크의 대표작 <절규> 판화에 독일어로 이런 문장을 직접 써넣었다. 왜곡된 얼굴과 몸은 뭉크의 표현주의적 기법을 잘 보여주며, 이는 감정의 강렬함을 강조하는 데 효과적으로 보인다. <절규>는 인간의 심리적 상태를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존재의 불안과 공포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뱀파이어 II>, 1895, 종이에 석판, 손으로 채색

뭉크의 <뱀파이어>는 사랑과 고통을 담은 작품으로서 원래 제목은 '사랑과 고통'이었다고 한다. 흡혈귀의 입맞춤은 치명적이지만 사랑이나 위로의 행위기도 한다. 연인 뒤에 숨어있는 그림자는 위협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그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매개체일 수도 있다. 뭉크는 이후 "이것은 여성이 남자의 목에 입을 맞추는 것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해안의 겨울풍경>, 1915, 캔버스에 유채

우울한 작품들과는 또 다르게 차가운 색채가 사용되어 겨울의 냉혹함과 고독한 해안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

<해변의 두 소년>, 1911, 캔버스에 유채

작품은 해변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바다와 하늘이 비교적 단순하게 처리되어 있어 소년들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또한 소년들은 서로 가까이 있지만,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 고독과 단절감이 느껴진다.

<마돈나>, 1895, 종이에 석판, 손으로 채색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인 <마돈나> 마돈나 시리즈는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하지만 전통적인 성모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사랑, 생명, 죽음, 에로티시즘 같은 강렬한 주제를 다뤘다. 여러 가지 버전 중 석판화는 배아와 정자를 모티프로 한 프레임을 묘사하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아기는 성모 마리아의 아래쪽 가까이 그려져 있으며, 생명의 시작과 순환을 나타낸다.

<다리 위의 소녀들>, 1918, 종이에 목판

오슬로에서 서족 해안가를 따라 1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아주 한적하고 평화로운 마을 오스고쉬트란드 주민들의 일상 풍경을 그린 작품. <다리 위의 소녀들> 작품은 12점의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고 한다.

<잉에르 바르트>, 1921, 캔버스에 유채

이 작품 또한 배경을 단순하게 표현하여 인물에 집중이 될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 뭉크의 색채와 붓질은 인물의 생동감을 더하며, 그녀의 표정과 자세는 내면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남과 여>, 1913-1915, 캔버스에 유채

색다른 구도에 눈길이 갔던 작품. 남성과 여성이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약간 떨어져 있는데 이는 두 사람 간의 긴장감을 강조하는 듯하다. 뭉크는 자신의 삶에서 여러 번의 사랑과 상실을 경험했는데 이런 경험들이 작품에 반영되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1932-1935, 캔버스에 유채

작품에 등장하는 손님들은 비현실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현실과 상상이 교차되는 장면이 담긴 작품의 좌측에는 술병들이 즐비하며, 이를 미뤄보아 작품 속 남자는 취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뭉크는 여러 종류의 총을 소유했었으며, 과거 연인과의 싸움 중에 손가락에 총알이 박히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사건들이 뭉크의 작품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너무 늦게 도착한 바람에 제대로 관람하지 못해 아쉬웠던 전시회. 작품들 대부분 심오하면서 철학적이었기 때문에 하나하나 감상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넉넉히 한 시간 반 정도 잡고 가면 좋을 것 같다. 아참,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어둡고 우울한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조명의 위치로 작품에 빛들이 반사되었다는 것...!

전시회 관람 후 빛이 좋아서 담아본 예술의전당 건물 외관. 방구석 미술관을 재밌게 읽었는데 그때 뭉크에 대한 내용을 상기하면서 작품을 관람하니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높았고 관람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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