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다녀온 등산. 등산을 좋아하지 않아서 누가 가자고 하면 거절부터 하는데 청계산은 한 시간 반이면 봉우리를 찍을 수 있다고 해서 단풍 구경 겸 다녀왔다.
청계산입구역에서 약 10분 정도 떨어진 원터골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청계산의 최고봉은 망경대로 높이는 618m라고 한다. 또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는 매봉은 582m, 옥녀봉은 375m였다.
요 근래 너무 추워서 등산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날씨가 따듯해서 나중엔 겉옷을 모두 벗고 올라갔다. 청계산 등산로의 초입은 산책로와 같아 어렵지 않아 냇물 소리를 들으며 편하게 걸을 수 있었다.
옥녀봉까지 거리가 나온 표지판이 등산의 시작을 알렸다. 오후 11시 조금 넘어 산행을 시작했는데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하산하는 인파와 겹쳐서 정신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돌계단에 잠시 쉬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행히 이 부분부터는 정체가 사라졌다.
조금 더 올라서 도착한 윈터골쉼터. 잠쉬 쉬어갈 수 있는 정자와 의자들이 많았고 옆에는 청계산 소망탑이 있어 작은 돌탑을 올릴 수 있었다. 등산을 자주 하지 않은 나는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해서 쉼터 의자에서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쉬었다.
쉬는 도중 갑자기 다가오는 뚱냥이!
여분의 츄르를 챙겨와서 나눠 줬는데 어찌나 정신없이 먹던지. 하지만 한두 번 먹어본 솜씨는 아니었다.
귀여운 뚱냥이를 뒤로하고 다시 옥녀봉을 향해 이동했다. 다만.. 이때부터 돌계단만 이어져서 정신없이 올랐다는 사실. 분명.. 쉽다며... 주변 경관을 즐기며 올라가려고 했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열심히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신없이 오르다 보니 드디어 돌계단이 끝나고 쉬운 구간이 나왔다.
그래 이게 내가 기대한 산행이었다. 아쉽게도 이미 청계산은 단풍 시기를 놓쳐서 바닥에 낙엽이 가득했지만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가을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조금 남아있던 단풍을 보면서 옥녀봉으로 걸었다.
드디어 도착한 옥녀봉. 옥녀봉에 오른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저씨도 계셨다.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렸던 것 같다. 평소 등산을 안 하는 저질 체력인 사람도 옥녀봉은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 같다.
옥녀봉은 봉우리가 예쁜 여성처럼 보여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어디쪽에서 올려다봐야 알 수 있을까 궁금하다.
옥녀봉에서는 과천이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날씨는 참 좋았는데 미세먼지가 있었는지 풍경이 선명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구름이라도 많았다면 좋았을텐데..
옥녀봉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테이블이 있는 자리가 있어서 가지고 올라온 간식을 먹을 수 있었다.
양재시민의숲역 근처에 김밥까페라는 곳에서 참치김밥과 김치김밥을 포장해왔는데 참치김밥이 내용물도 알차고 맛있었다. 오랜만에 등산한다고 간식을 도넛부터 샤인 머스캣까지 이것저것 싸갔는데 누가 보면 4시간 등산하는 줄 알았을지도..
간식을 먹고 하산 시작!
올라올 땐 힘들고 정신이 없어서 몰랐는데 나무가 바람 때문인지 가지가 모두 꺾여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또 가지가 부러져서 위태롭게 다른 나뭇가지 사이에 걸쳐있는 모습이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옥녀봉에 도착했을 땐 그동안 러닝을 해서 체력이 조금 좋아졌나 싶을 정도로 크게 힘들지 않았었는데 부끄럽게도 하산하다 보니 다리가 조금 후들거렸다.
어느 정도 내려갔을 때 냇물 흐르는 소리가 산행막바지라는 걸 알려줬다.
힘들었던 돌계단이 끝나고 다시 나온 산책로가 조금 반가웠다.
따스한 오후의 햇살을 받은 나무들이 금빛으로 빛나서 아름다웠다. 완전 힐링 모먼트!
하산하면서 만난 귀여운 야옹이. 청계산 고양이들은 다들 잘 얻어먹는지 살이 포동하게 올라서 귀여웠다. 사실 고양이 그냥 귀여울지도?
예전 SNS에서 외국인들이 신기해했던 하산 후 흙먼지를 털 수 있는 흙먼지털이기가 있다.
평소에 운동 한번 안 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던 청계산 옥녀봉 코스. 휴식시간 잡고 넉넉히 3시간이면 왕복으로 가능해서 부담스럽지도 않고 좋았다. 물론 쉽다고는 안 했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만난 뚱냥이.
마지막으로 청계산입구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윈터골굴다리에서 각종 과일, 채소들을 판매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산행을 마무리했다. 다음엔 조금 더 체력을 높혀서 청계산 매봉에 도전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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