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월 서울 동대문 플라자(DDP)에서 진행한 예거 르쿨트르(Jaeger-LeCoultre)의 더 사운드 메이커(The Sound Maker) 전시회에 다녀왔었다. 전시회에서는 예거 르쿨트르의 매뉴팩처가 위치한 스위스 발레드주(Vallée de Joux)의 일상을 배경으로 하는 자연의 소리와 신선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150년간 축적되어 전문성을 담은 차임 타임피스의 훌륭한 유산을 만나볼 수 있었다. 작년에 다녀왔던 전시회 중에서도 입장료가 무료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볼거리가 많았던 알찬 전시회였다.
전시 공간은 크게 미닛 리피터, 지문(ZIMOUN), 발레드주의 소리, 매뉴팩처와 메모복스 스토리라는 4개의 주제로 공간이 나뉘어져 있었다.
미닛 리피터
뮤직 박스는 선율을 여러 번 반복해서 재생할 수 있는 유럽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귀중한 오브제였다. 1810년에 매뉴팩처의 창립자인 앙트완 르쿨트르(Antoine LeCoultre, 1803-1881)와 그의 아버지는 첫 번째 뮤직 박스 부품, 특히 음을 연주하는 작은 톱니를 만들었다. 1825년 앙투안은 하나의 금속 판으로 조각된 단일 바디 키보드인 "펭(Peigne, 프랑스어로 빗)"을 제작했는데 이는 훨씬 더 정교한 차임 워치 생산을 위한 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출처, 예거 르쿨트르]
차임 워치
차임(Chime) 또는 차임벨(Chime bell)은 종이 23개 미만으로 달려있는 것이 특징인 악기인데, 차임 워치는 차임을 울리는 기능이 있는 시계이다. [출처, 위키백과]
미닛 리피터 포켓워치
18세기부터 유럽의 워치메이커들은 시계탑이 수 세기 동안 그랬던 것처럼 시간을 울릴 수 있는 포켓 워치를 제작하기 위해 노렸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계 부품을 극도로 소형화하는 작업이 필요했고, 매뉴팩처의 창립자인 앙트완 르쿨트르는 훨씬 더 작고 정밀한 부품을 절단하고 재단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면서 이러한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매뉴팩처는 1870년에 만들어진 최초의 미닛 리피터를 포함하여 훨씬 더 복잡하고 더 작은 크기와 더 아름다운 소리를 지닌 차임 워치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미닛 리피터(Minute Repeater)는 무브먼트 내에 정교하게 만들어져있는 벨을 울려서 소리로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기능이다. 슬라이딩 푸시 버튼을 활성화하여 요청 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식 워치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로 구현하기 매우 어려운 기술이다. 미닛 리피터는 각각 시간, 분, 15분 단위에 따라 다른 소리는 내고, 해당 소리를 가지고 현재 시각을 알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어두울 때 시간을 알기 어려웠고 또 시각 장애가 있어서 육안으로 시간을 확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진 기능이라고 한다. 최초의 미닛 리피터는 1676년에 에드워드 바로우(Edward Balrow)라는 시계 제작자가 발명했으며, 이후 브레게(Breguet)가 변형 시켜 만든 방식을 지금까지도 사용한다고 한다.
컴플리케이션은 시계에서 시간과 분, 초침 이외로 갖고 있는 기능을 일컫는 말인데, 크로노 그래프라던지 문페이즈도 하나의 컴플리케이션이다. 그중에서도 그랑컴플리케이션은 컴플리케이션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의 시계 제작 기술을 요구하는 세 가지 컴플리케이션을 모두 갖추고 있는 시계를 의미한다.
1870년경 포켓 워치 미닛 리피터 대성당 공
매뉴팩처 르쿨트르가 1870년에 생산한 최초의 미닛 리피터 중 하나인 이 제품은 대성당 종소리를 낸다고 한다. 그 시대의 표준 공과는 다르게 더 길고 풍부한 소리를 생성한다고 하며, 차임이 다이얼에 표시된 시간을 "반복(repeat)"하기 때문에 미닛 리피터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공(GONG)이란 청동이나 놋쇠로 만든 원반형의 타악기로 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공 스프링을 때려 소리는 내는 브레게 방식의 미닛 리피터이다.
1894년경 자크마르와 1910년경 트리플 컴플레이션
자크마르는 움직이는 팔을 가진 사람의 형태가 시계 다이얼에 세팅된 시계의 종을 치는 인형이 배치되어 있다. 이렇게 움직이는 조형물인 오토마타를 차임 워치와 통합했고, 자크마르는 가장 사랑을 받은 시계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복잡한 다이얼은 애나멜링과 인그레이빙으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아주 아름다웠다.
트리플 컴플리케이션에는 위에서 설명한 그랑 컴플리케이션의 기능들이 모두 들어간 시계라고 한다. 이를 계기로 예거 르쿨트르의 매뉴팩처는 '워치메이커의 워치메이커'로 알려지게 되었다.
1914년경 사일런트 레귤레이터와 1920년경 울트라 씬 레핀
미닛 리피터의 공은 일관된 속도와 템포로 울리는 것이 필수적인데, 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거버너 또는 레귤레이터에 의해 제어되어야 한다. 전통적인 '앵커'형태의 레귤레이터는 마찰로 인해 소음을 유발하는데, 이는 차임의 멜로디를 방해했다. 반면 르쿨트르의 발명품은 원심력을 사용해 차임을 조절했기 때문에 마찰 소음에 조금 더 자유로워진 미닛 리피터가 더 선명한 소리를 생성해 낼 수 있다.
울트라 씬 레핀은 사진으로 보다시피 상달히 얇은데, 두께가 3.2mm에 불과한 미닛 리피터 무브먼트라고 한다. 레핀이라는 이름은 무브먼트를 더 얇게 만드는 데 기여한 프랑스 워치메이커 장 앙투안 레핀(Jean-Antoine Lepine)의 이름에서 따왔다.
1928년경 레핀 그랑 컴플리케이션
위에 나온 시계들의 기능인 미닛 리피터, 퍼페추얼 캘린더 및 크로노그래프 기능이 적용된 시계다. 이 워치는 르쿨트르와 통합 이전의 아틀리에에서 의뢰한 것으로 추정되며, 단 2점만 제작되었다고 한다. 실물이 정말 아름다운 시계였는데 사진을 잘 담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미닛 리피터 포켓워치들의 시간순으로 감상하다 보면 시계를 구성하는 부품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미닛 리피터는 푸셔 또는 슬라이더가 활성화되면 시간, 분, 15분 단위로 울린다. 일반적으로 두 쌍의 해머와 두 개의 공으로 구성되는데 차임의 멜로디는 미닛 리피터의 복잡한 구조 속에서 해머가 공을 쳐서 나는 소리다. 이 소리는 시간과 분을 알려주는데 예를 들어 1시 52분이라면 1시를 알리는 소리가 한번, 52분을 15로 나눠 3번, 나머지 7분을 7번 울려서 시간을 알려준다. 시간을 알릴 땐 저음을, 분을 알릴 땐 고음을 울린다.
이 공간에서 워치 메이커님께서 미닛 리피터 무브먼트 설명 및 시연해 주셔서 미닛 리피터의 작동 방식과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 운이 좋게 식사하시러 가시기 전이라고 해당 시계가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들려주시겠다고 하셔서 23시 59분에 맞춰서 들려주셨다. 워치 메이커님께선 정말 친절하셨고 덕분에 좋을 경험을 하고 왔다.
미닛 리피터 손목시계
아래는 미닛 리피터가 적용된 손목시계들이다. 이전의 포켓워치보다 더 작아진 타임 피스는 본질적으로 덜 견고하고 더 작은 부품을 필요로 했다. 이것은 워치메이커의 핵심 과제이며,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는 매뉴팩처의 역사적 전문선을 바탕으로 현대 기술을 함께 활용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전시된 시계들을 포함한 손목시계들은 음질과 정밀함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고 한다.
당시 현장에서 제공된 QR코드를 통해 작동 영상과 차임 멜로디를 들을 수 있었는데, 영상으로만 접했는데 미닛 리피터의 몽환적인 멜로디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난다.
1995년경 리베르소 미닛 리피터 칼리버 943
최초의 리베르소 미닛 리피터. 예거 르쿨트르의 시그니처 워치인 리베르소를 위한 미닛 리피터 개발을 위해 기존의 원형 미닛 리피터 칼리버와 다른 직사각형의 차임 칼리버가 필요했다. 이는 세계 최초의 직사각형 리피터 무브먼트였다고 한다.
2005년경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칼리버 947
이 시계는 워치메이커가 음악가와 같이 미닛 리피터의 음질에 집중했고, 합성 사파이어 크리스털이 뛰어난 소리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예거 르쿨트르는 소리 울림 장치의 주요 일부인 '크리스털 공'을 개발했다. 공 자체는 금속이지만 워치 케이스에 부착하지 않고 크리스털 케이스 뒷면 또는 크리스털 다이얼에 덧붙여 더 크고 풍부한 소리를 생성하는 증폭기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2008년경 듀오미터 그랑 소네리 칼리버 182
그랑 소네리는 모든 차임 메커니즘 중에서 가장 복잡하며 매년 세계에서 단 몇 피스만 제작된다. 각각 조립하는 데에만 12개월이 소요되는데 칼리버 182는 세 가지 방식의 차임 시간을 제공한다. 설명이 조금 귀여웠는데 그랑 소네리(큰 종)은 매 정각과 15분을 '지나갈 때' 울리고, 쁘띠 소네리(작은 종)는 매 15분에 울린다고 하며, 4개의 공(일반적으로는 2개)이 장착되어 런던 빅벤의 유명한 멜로디인 웨스트민스터 차임의 24개 화음을 모두 연주한다고 한다.
2011년경 리베르소 미닛 리피터 칼리버 944
이 시계의 특별함은 현장에서 제공되는 QR 코드를 통한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다이얼을 덮는 16개의 섬세한 화이트 골드 조각으로 구성된 스프링 장착 커튼이 옆으로 밀려 스켈레톤 다이얼을 통해 무브먼트가 드러나는 동시에 차임 메커니즘이 작용해 트리거가 작동된다. 이후 종소리가 울리면 커튼이 다시 닫히는 방식이었다.
2014년경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칼리버 362
4.7mm 두께의 울트라 씬 무브먼트에 투르비옹이 들어간 울트라 씬 미닛 리피터 워치이다. 얇은 무브먼트를 위해 6개의 새로운 특허를 받았다고 하며, 새로운 플라잉 투르비옹이 개발되었고 무음 간격 감소 시스템이 특징이다. 무음 간격 감소 시스템은 15분이 울리지 않아도 분이 울리기 전에 누락된 15분에 대한 시간 지연이 없도록 하는 기능이라고 한다.
2019년경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칼리버 950
더 큰 울림을 주기 위해 나선형 모양으로 개발된 '듀플렉스 공'이 특징인 워치. 시계 뒷면과 다이얼 측면 모두에서 볼 수 있으며 전통적인 공처럼 평평하게 감겨있는 것이 아닌 나선형 모양이라고 한다.
2019년경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자이로투르비옹 칼리버 184
전시회 포스터에 등장한 시계다. 이 시계는 시각적으로 화려한 다축 자이로 투르비옹의 다섯 번째 버전인 칼리버 184는 웨스트민스터 차임을 장착한 미닛 리피터와 결합한 퍼페추얼 캘릭더가 특징이다. 15분마다 다른 순서로 연주된다고 하며 4개의 화음으로 구성된 4악구의 멜로디는 투르비옹의 양 측면에 두 쌍으로 쌓인 4개의 해머로 울린다고 한다.
2020년경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칼리버 945
도시의 불빛과는 거리가 먼, 별이 빛나는 발레드주의 밤하늘에서 영감을 얻은 칼리버 945는 미닛 리피터와 천문학적 타임키핑을 결합했다. 이후 2020년, 예거 르쿨트르는 예술적 기술의 발전을 재확인하며, 매혹적인 컴플리케이션을 통합함에 있어 새로운 미학적 표현을 부여했다. 다층 다이얼은 북반구 밤하늘의 별자리 위치를 실시간으로 나타낸다. 그 위에 아치형을 이루는 섬세한 금 세공 돔은 볼록한 천체 원반에 표시된 별의 패턴을 반영한다. 실물로 본다면 시계가 움직이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서 제일 기억에 남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지문(ZIMOUN)
스위스 현대 미술 아티스트인 지문(Zimoun)이 예거 르쿨트르의 의뢰로 제작한 설치 예술 작품인 "사운드의 호수(A Lake of Sound)". 단순한 소재와 용도가 변경된 산업 재료를 '사운드 스컬프처(sound sculptures)'로 변형한 지문은 조각, 움직임과 소리에 대한 전통적인 아이디러을 재정의하여 관객을 감각적인 경험의 초원적인 세계로 이끈다고 한다.
예거 르쿨트르가 특별히 의뢰했다는 이 설치 작품은 매뉴팩처의 정신이 정의하는 소리의 세계, 그리고 자연의 소리가 일상의 배경이 되는 스위스 발레드주 주변 풍경을 담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아티스트에게 새 작품을 의뢰하면서 발레드주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초대했다고 한다. 실눈 뜨고 보면 작품이 마치 호수 위에 비치는 빛의 물결처럼 보인다.
매뉴팩쳐와 메모복스
메모복스(Memovox)
메모복스는 라틴어로 기억의 목소리라는 의미로 예거 르쿨트르가 1950년에 출시한 최초의 자동 알람 시계의 모델의 라인업이다. 20세기 중반 실용적인 기능을 갖춘 워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예거 르쿨트르는 알람 워치 개발을 위해 차임 메커니즘의 전문성을 활용하였고, 1950년에 메모복스 칼리버를 출시했다. 다양한 변형과 추가된 실용적인 기능으로 메모복스는 70년 동안 알람 워치의 기준으로 남아있다고 한다. 알람 소리는 현장에서 소리를 들었을 땐 마치 메미 우는소리와 유사했다.
1958년경 인터내셔널과 파킹
인터내셔널은 24시간 세계 시간 표시를 장착하여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비즈니스맨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내부 디스크에 도시 이름이 표시되어 다이얼이 깔끔하고 우아하게 유지되었다. 현재 도시의 시간을 알람으로 설정하면, 다른 23개 도시에서 해당 시간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1950년대에 동전으로 작동하는 파킹 미터기가 전 세계 주요 도시의 거리에 늘어서 있었고, 운전자는 정해진 기간 동안 주차 요금을 미리 계산하여 지불해야 했다. 메모복스 파킹은 정해진 시간이 만료되면 알람이 울려 실수로 초과 주차에 대해 벌금을 무는 일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소량 한정 생산된 제품.
1959년경 딥 시와 폴라리스
1959년 예거 르쿨트르는 세계 최초의 다이빙 워치인 딥 시를 출시했다. 회전 베젤이 제공하는 다이빙 시간을 시각적으로 표시하고 알람을 장식하여 수중에서의 안전을 보완했다. 고주파인 알람 소리는 수중에서 잘 전달되어 음향 신호를 제공하고, 손목에 전해지는 워치의 진동은 경과된 다이빙 시간을 촉각으로 상기시켜 줬다. 폴라리스의 경우 수압이 증가하여 수심 200m 방수가 기능이 탑재되었다.
1970년경 스피드비트와 폴라리스 II
1970년 메모복스 칼리버 916은 예거 르쿨트르가 개발한 최초의 신세대 고주파 오토매틱 무브먼트다. 1970년에서 1972년 사이에 제작된 2세대 다이빙 메모복스 폴라리스 II는 이전 모델과는 다른 스타일을 자랑한다. 스피드비트와 마찬가지로 케이스의 형태는 1970년대에 워치 디자인이 담아야 할 발향을 초기에 제시하였다고 한다. 블루, 그레이, 버건디로 제작되었고 1,120개만 생산되었다. 다이얼에 새겨진 HPG는 높은 정밀도 보장을 의미하며, 칼리버 916의 정밀함을 증명한다고 한다.
1970년경 메모복스 오토매틱
1970년 (메모복스 20주년 기념이기도 한), 메종의 디자이너들은 선레이 브러시 다이얼을 선택했다. 블루 외부 링과 매치되는 다이얼 표면을 입체적으로 처리하는 기법인 블루 갈바닉 프로세스가 특별한 중앙 디스크를 강조한다. 바통 핸즈는 야광 삼중 수소로 코팅되었고, 이전 수십 년간 사용된 스타일인 직선형 러그를 선택함으로써 가벼움과 세련미가 더해졌다고 한다. 무브먼트는 칼리버 916.
1989년경 마스터 그랑 리베일
1970년대 쿼츠 파동 이후 정밀한 기계식 시계 제작의 부활을 상징하는 그랑 리베일은 예거 르쿨트르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랑 리베일은 프랑스어로 '큰 알람'과 '위대한 깨어남'을 의미한다. 오토매틱 칼리버 919/440은 처음으로 메모복스 알람 컴플리케이션을 퍼페추얼 캘린더와 결합했다. 다이얼에 캘린더를 장착하기 위해 기존에 회전하는 중앙 디스크에 있던 것과 다르게 핸드에 장착되었다. 알람 매커니즘은 청동으로 매달린 공이 장착되어 있어 더 공명이 큰 차임을 생성한다고 하는데 실제로 들어봤을 때, 이때부터 매미 우는 소리가 아닌 화재 알림 소리와 유사해졌다.
1994년경 마스터 리베일
1992년 예거 르쿨트르는 마스터 컬렉션을 출시했다. 매끄럽고 현대적인 케이스 라인으로 구별되는 이 컬렉션은 엄격한 1,000시간 품질 관리 테스트를 개척했다. 마스터 리베일에는 더 밝고 더 큰 알람 사운드를 생성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메모복스 무브먼트인 칼리버 918이 장착되었다. 케이스에 완전히 부착되지 않고 하나의 고정된 지점에 공을 매달아 더 큰 공명을 생성하는데 이는 밝고 선명한 '스쿨 벨'이라는 메모복스 시그니처가 되었다. 소리는 우리가 아는 탁상시계 알람 소리와 유사했다.
1998년경 마스터 메모복스
메모복스 칼리버의 70년 역사를 통틀어 예거 르쿨트르는 소재의 변경이나 다른 공 디자인을 통해 알람 사운드의 품질과 음악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했다. 1998년에 이 연구가 매뉴얼 와인딩 칼리버 914를 탄생시켰다. 차임 칼리버에서 처음으로 U자 형태의 공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더 맑고 깨끗한 소리를 만들어 스쿨 벨의 아름다움을 더했다고 한다.
2020년경 마스터 컨트롤 메모복스
마스터 컨트롤 메모복스는 1950년대 오리지널 메모복스의 우아하고 깔끔한 다이얼을 재해석하여 알람과 날짜 표시의 고전적인 조합을 세련된 현대적 스타일로 연출했다. 예거 르쿨트르 셀프 와인딩 알람 무브먼트, 칼리버 956을 완전히 새롭게 설계했다. 투명한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페리페럴 공을 이용한 스트라이킹 매커니즘을 재설계했다. 이처럼 케이스 뒷면이 아닌 측면에 공을 부착해 무브먼트가 15% 얇아졌다고 한다. 시그니처인 '스쿨 벨' 알람은 그대로 적용.
2020년경 마스터 컨트롤 메모복스 타이머
메모복스 타이머는 재설계된 칼리버 956에 완전히 새로운 알람 설정 기능을 추가하여 알람이 울리기까지 남은 시간을 토대로 알람 설정을 할 수 있다. 이 카운트다운 기능은 중앙 다이얼 링에 표시되며, 경과 시간은 레드 로고 팁 핸드로 표시된다. 또는 평소처럼 특정 시간에 알람을 설정할 수도 있다.
2020년경 폴라리스 마리너 메모복스
1960년대에 유명했던 예거 르쿨트르의 다이빙 워치에 경의를 표하는 신세대 다이버를 위한 메모복스. 1968년 모델의 시그니처인 3크라운 구성을 유지하고 알람을 위한 상단 크라운, 내부 다이브 베젤 조정을 위한 웅앙 크라운과 시간 설정을 위한 하단 크라운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든 새로운 2020년 메모복스 모델과 마찬가지로 페리페럴 공을 장착해 재설계된 칼리버 956을 특징으로 한다.
매뉴팩처 스토리
르쿨트르 가족은 16세기 발레드주에 정착했다. 약 350년 후, 그 후손인 앙트완은 그의 아버지와 함께 뮤직 박스 부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이는 워치메이커가 되는 데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1833년 자신의 아틀리에를 오픈한 후 앙트완 르쿨트르는 열쇠가 없는 와인딩 메커니즘, 표준화된 시계 부품을 생산하는 기계, 마이크론을 측정할 수 있는 최초의 장치를 발명했다. 1866년에 그는 세계 최초의 매뉴팩처를 설립하여 모든 워치메이킹 기술을 한 지붕 아래 모았다. 1903년 프랑스 워치메이커인 에드몽 예거와의 만남은 1937년 예거 르쿨트르의 창립으로 공식화되어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시작했다.
무브먼트 관련된 특허 서류와 에보슈라는 무브먼트. 에보슈(Ebauche)는 '윤곽, 스케치'를 의미하는 프랑스어로 반조립 된 시계 무브먼트를 가리킨다. 시계 무브먼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드는 것은 큰돈과 노력,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렇게 때문에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무브먼트 완제품을 전문 업체로부터 사서 제품을 만든다.
대표적으로 ETA가 에보슈를 만드는 가장 큰 회사이고, 스위스 시계 무브먼트의 72%가량이 이 회사에서 제조된다. ETA를 소유한 스와치그룹의 에보슈와 완제품 무브먼트 공급을 중단하는 결정으로 에보슈 파동이 2차례 발생했을 현재 에보슈 무브먼트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고 한다.
밀리오노미터(Millionometre)는 매뉴팩처의 창립자인 앙트완 르쿨트르가 개발한 마이크론(밀리미터의 1,000분의 1) 단위까지 측정할 수 있는 최초의 기구로 보다 정교한 시계 부품 제작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19세기에 화려하게 장식된 포켓 워치는 정교함의 정수이자 높은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전 세계의 부유한 귀족들의 의뢰를 받았다. 르쿨트르 미닛 리피터 포켓 워치 위에 있는 애나멜로 페인팅 된 포르반다르의 마하라자는 각이되어 애나멜을 입힌 나뭇잎 갈란드로 둘러싸여 있다. 케이스 뒷면에는 그의 문장이 애나멜로 장식되어 있다.
비너스 미닛 리피터에서 장인은 18세기 초 프랑스 예술가 앙트완 바토가 그린 '제우스와 안티에포(Jupiter and Antiope)'의 디테일을 재현했다. 자세히 보면 다이얼 3시 방향 아래쪽에 열리는 다이얼은 이미지에 기술적으로 통합된 해머를 보여준다. 로맨틱 미닛 리피터는 1590년대에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쓴 로미오와 줄리엣을 다이얼로 지현했다. 특별히 셰익스피어의 사망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작품을 공개했는데, 19세기 라파엘파를 연상시키는 스타일로 섬세하게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다이얼의 낭만적인 발코니 장면은 매뉴팩처 메티에 라르(MétiersRares®) 아틀리에의 마스터 에나멜러 중 한 명이 작업을 했다고 한다.
2019년경 랑데부 소나티나 퍼플 오키드와 랑데부 소나티나 누드 오키드
실물로 봤을 때, 입이 벌어져서 다물어지지 못하는 작품 두점은 랑데부 소나티나(Rendez-Vous Sonatina)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우아한 자태의 랑데부 소나티나 컬렉션은 예거 르쿨트르 장인들의 정교함이 돋보이는 파인 워치메이킹 코드와 메티에 라르 수공예 기술이 잘 드러난 타임피스로 메종의 기술적 역량과 미학적 감각을 표현하고 있다.
랑데부 소나티나는 기요셰와 마이크로 페인팅 마더오브펄, 젬 세팅이라는 예거 르쿨트르의 3가지 메티에 라르(MétiersRares®)가 적용된 타임피스로 다이얼에 새겨진 오키드(난초)는 아름다움, 우아함, 매력을 상징하고 나비는 변화를 상징하며 세련되고 섬세한 여성미를 표현한다. 핑크, 그린, 퍼플 각각의 타임피스는 각각 8피스 한정으로 출시되었다고 한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다녀오면서 단순 시계의 기능뿐만 아니라 경험했던 시계들의 마감, 디자인, 디테일들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했다. 미닛 리피터 워치의 소리를 들어보고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값진 전시였다. 하이엔드 그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예거 르쿨트르의 시계를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이 깊은 역사를 가진 시계를 손목에 올려보고 싶어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성수동에서 리베르소에 관련된 전시가 있었으나 작년의 퀄리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더 사운드 메이커 전시회는 만족스러웠다. 해당 전시회를 통해 값진 경험을 해서 너무나 좋았고 예거 르쿨트르라는 브랜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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