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사진전으로 다녀온 알버트 왓슨 사진전. 방문하기 전에 검색했을 땐 주로 인물사진 위주여서 큰 관심이 없다가 회사와 가까워서 다녀왔다. 이번 알버트 왓슨 전시회는 아시아에서 열린 첫 메이저 전시회라고 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알버트 왓슨의 사진 총 125점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알버트 왓슨 사진전
관람 시간 : 10:00 ~ 19:00 (입장 마감 18:00)
전시 기간 : 2022.12.08 ~ 2023.03.30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제3・4전시실
알버트 왓슨 사진전은 LA로 간 스코틀랜드인, 히치콕, 왓슨 연대기, +19, 비하인드 더 씬, 왓슨 스튜디오, 디지털 런웨이로 총 7개의 섹션으로 나뉘어져있다.
'포트레이트의 거장', '사진작가 중의 사진작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알버트 왓슨은 1942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고 태어날 때부터 한쪽 눈이 멀었다고 한다. 왓슨은 대학에서 디자인, 영화와 텔레비전을 공부하고 1970년에 미국 LA로 이민을 갔다. 당시 취미활동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왓슨은 1970년 말 맥스 팩터(Max Factor)의 아트 디렉터를 소개받아 생애 첫 상업 사진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알버스 왓튼이 LA로 이주 후 취미 삼아 촬영했다는 작품들.
알프레드 히치콕, 로스엔젤레스 (1973)
왓슨은 1973년 패션잡지 하퍼스 바자의 크리스마스 호를 위해 목에 리본을 달고 죽은 거위를 안고 있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초상화를 그의 첫 번째 유명인 사진으로 찍었다. 알버트 왓슨은 이사진을 통해 커리어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고, 이 경험이 훗날 알버트 왓슨 특유의 미니멀하고 강렬한 인물 사진 스타일을 구축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포셰트, 클로이, 보그, 파리 (1979)
이 사진을 마주했을 때 많은 디테일과 섬세함이 느껴졌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사진에 압도 당하는 기분이랄까... 전시회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사진이었다. 알버트 왓슨은 1977년부터 현재까지 패션 잡지 보그의 커버를 100회 이상 장식했다고 한다.
잭 니컬슨, 아스펜, 콜로라도 (1981)
이사진의 설명을 들었을 때 참 재밌었는데, 위 사진은 1980년대에 개봉한 영화 샤이닝의 눈 속 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잭 니컬슨은 눈이 내리는 날 야외 의자에 앉아 30분 동안 눈을 맞았다고 한다.
앤디 워홀, 뉴욕시티 (1985)
미국의 화가이자 영화 프로듀서로 팝아트의 거장인 앤디 워홀. 이 작품은 촬영장에 도착한 앤디 워홀이 영화 터미네이터의 포스터를 주머니에 꺼내 보여주었고 그 느낌을 착안하여 촬영했다고 한다.
와리스 디리, 우아르자테, 모로코 (1993)
전시 중 처음으로 마주친 컬러 사진. 빨간색이 강렬한 사진이었다. 모코로에서 모델 와리스 다리와 진행한 작업이며, 해당 작업은 낯선 촬영 장소에서 본인이 준비해온 소품을 활용해 찍었다고 한다.
흑백 사진이 주는 매력을 이번 사진전을 통해 알았을 만큼 이번 전시회에서 많은 사진들이 기억에 남았다.
장쯔이, 게이샤의 추억, 로스앤젤레스 (2005)
영화 게이샤의 추억의 포스터 이미지로 유명한 이 사진을 알버트 왓슨이 찍었다니.. 처음 알게 되었다. 전시회에 방문하기 전까지 알버트 왓슨이 대체 누구일까 싶었지만 이 사진과 그리고 뒤에 나올 몇몇 사진을 보고 이분의 사진들이 대중적으로 얼마나 유명한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컵받침에 앉아 있는 카르멘, 뉴욕시티 (1996)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실제 15피트 높이의 커피 컵을 실제로 제작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 쿠퍼티노, 캘리포니아 (2006)
알버트 왓슨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찍는 잡지 촬영을 위해 스티브 잡스를 만났다고 한다. 촬영하는 데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이었고 알버트 왓슨은 20분 만에 촬영을 끝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후 LA에 있는 애플 본사의 PR에게서 스티브 잡스의 사진 파일을 받을 수 있는지 묻는 전화를 받았는데 그날 오후 애플은 알버트 왓슨의 사진을 본사 웹사이트 바탕에 올리고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촬영할 때 모델이 마리케시 시장의 짐꾼이든 모로코의 왕이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모두를 대해야 한다는 것이죠. 모두에게 친절해 보세요."
이 사진은 1959년산 쉐보레 콜베트에 앉아있는 믹 재거와 표범을 찍는 촬영이었는데 롤링스톤즈의 '히어로즈 오브 로큰롤' 시리즈를 위한 것이었다. 표범은 위험한 야생동물이기에 믹 재거를 보호하고자 차 안에 칸막이를 만들어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왓슨은 믹 재거와 표범을 이중노출로 합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그렇게 찍은 사진이라고 한다.
이중노출 기법
카메라를 이용해 이중 노출 사진을 찍으려면 한 장의 필름에서 두 번의 노출로 촬영합니다. 필름 카메라에 따라 약간 다르지만, 첫 번째 노출로 촬영을 한 후 자동으로 프레임이 이동하는 카메라를 갖고 있다면 두 번째 촬영을 하기 전에 수동으로 필름을 뒤로 감아야 합니다.
(이중 및 다중 노출 사진 시작하기 - Adobe)
우마 서먼, 킬 빌, 뉴욕시티 (2003)
게이샤의 추억의 포스터 사진과 같이 낯익은 영화 '킬 빌'의 주인공 우마 서먼의 역동적인 모습.
전시회 관람은 약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기대를 하지 않고 다녀왔지만 내가 아는 사진들도 여럿 나오고 또 흑백 사진과 인물 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단지 유명인을 찍는 패션 사진작가로 머무르지 않고 그가 시도했던 몇몇 사진들은 정말 그림과 같았고 이 점이 그가 진정한 사진 예술을 추구했다고 느껴졌다. 마지막 영상에서 알버트 왓슨이 80대의 나이에도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며 나도 사진 취미를 놓지 않고 늦은 나이까지 즐기며, 좋은 사진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전시회장 내부가 밝고 조명의 위치 때문에 사진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유리 액자에 반사되는 빛 때문에 관람객의 모습과 주변 모습이 비쳐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보완되면 관객들이 조금 더 알버트 왓슨의 사진에 집중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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